요즘은 AI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생활 전반에 걸쳐 의학, 과학, 공학, 예술과 문학까지도 AI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물론 나쁜 곳에도 사용되어 안타깝지만, 정말 필요한 곳에 올바로 사용하여 최근에 화제가 된 경우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민감한 주제인 출산에 관련된 문제를 AI가 해결하여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바로 무정자증 환자에게 AI를 이용하여 임신에 성공한 소식이다.
2025년 6월, TIME에선 이런 보도를 냈다. ‘의사들이 새로운 AI 기술을 통해 세계 최초로 난임 문제를 해결하였다.’. 콜롬비아 대학의 ZEV WILLIAMS 박사 연구팀은 무려 5년 동안 정자를 감지하기 위한 AI 알고리즘과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이 시스템의 이름은 STAR(Sperm Tracking and Recovery)다. 재미있게도 천문학자들이 수십 억개의 별 사이에서 새로운 행성을 찾는 AI 기술을 정자를 찾는데 쓴 것 이라고 한다.
간단한 배경을 설명하자면 유리관을 이용한 체외수정(IVF)을 하려면 여태까지는 확률에 의존하는 식이었다. 종사자의 말을 빌리자면 ‘광활한 사막에서 바늘 하나 찾는 것과 같다.’라고 한다. 정액 샘플에는 수 억개의 세포가 뒤엉켜 있는데 거기서 작은 정자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한다. 연구원이 현미경에 매달려서 밤샘 작업을 해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그래서 체외수정은 가격이 비싸면서도 실패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콜롬비아 대학의 불임센터 의사들이 AI를 이용해서 정자가 없는 남성을 임신에 성공시킨 것이다.
이 기술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의학과 공학 그리고 AI의 정수 그 자체인데, 정액을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얇은 관을 통해 이동을 시킨다. 정자는 신체에서 가장 작은 세포 중 하나인데, 좁은 관을 만들어서 한 마리씩 지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좁은 관을 만드는 것도 정말 어마어마한 기술이다. 그리고 관을 AI가 관찰하면서 죽은 정자는 로봇이 떼어버리고 살아있는 정자들을 모으는 방식이라고 한다. 인간의 눈이랑 인내심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의 작업으로 AI가 없었다면 불가능에 가까웠을 작업이다. 그들은 정자용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라고 농담 삼아 말하는데,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 연구팀은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별을 찾는 접근법을 정자를 찾는데 쓰면 어떨까 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이렇게 고속카메라로 1시간에 800만개가 넘는 이미지를 촬영하면서 인간이 놓칠 수밖에 없는, 무정자증 환자의 정액 속에서 정자를 찾아낸 것이다.
18년 난임을 해결한 컬럼비아 대학의 윌리엄스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AI가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당신은 아이를 가질 가능성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들은 부부들에게, ‘당신도 아이를 가질 수 있습니다.’라는 희망을 기술로 선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AI는 이미 어떤 배아가 더 우수한지 선별하는 데 쓰이는 중이다. 이건 단순히 없는 정자를 찾아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로, 여기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알고리즘의 편향이 있을 것이다. AI가 특정 인종이나 유전적 특성을 가진 배아를 더 우수하다고 판단한다면, AI의 탈을 쓴 우생학의 부활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아이를 갖는 과정이 최적의 상품을 고르는 것처럼, 마치 쇼핑처럼 변질될 위험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모나쉬 대학의 Koplin 박사에 따르면, ‘AI 알고리즘의 사용이 누가 세상에 태어날지 결정하기 시작했다.’라며 경고했다. 생명의 시작을 선별하는 기술이 만들어진다면, 생명을 존재가 아니라 선택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며, AI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좋은 배아를 고른다는 것은 ‘너는 태어날 자격이 충분하지 않다.’고 인간 존엄성 자체에 대해 훼손해 버릴 수 있다는 염려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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