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갈고닦은 역작, '메타렌즈'

삼성이 시작한 스마트폰의 경량화 전쟁이 시작되었다. 사실 시작했다기보단 그냥 출시한 것인데, 중국의 비보 및 아너 등이 우리가 더 얇다!’ 주장하면서 자존심 싸움(?)이 시작되었다. 막상 출시가 되고 직접 비교를 해보니 역시 중국답다.’ 싶을 정도로 오히려 가만히 있던 삼성의 광고만 해준 꼴이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애플이 아이폰 에어를 출시하면서 얇은 스마트폰의 경쟁에 뛰어들었다. 나온 결과물을 보면 알겠지만, 애플사가 출시한 아이폰 에어가 5.6mm의 두께로 기존의 갤럭시 S25 엣지의 5.8mm0.2mm의 차이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의 이름을 쟁취하였다. 실제 결과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그런 결과가 나왔는데, 정도가 심한 카툭튀로 튀어나온 카메라 때문이었다. 심지어 이를 위해 많은 기능들을 희생하였지만 가격은 오히려 올라간 납득 되지 않는 결과로 현재 커뮤니티에선 여러가지로 놀림거리가 되고 있다. 애플이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카메라 렌즈의 압축 기술이 확실히 삼성보다 못하다는 것은 확실히 보여주었다.

 

핸드폰의 경량화 뿐만이 아닌, 우리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사용할 스마트 장비들의 가장 큰 숙제는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경량화이다. 이에 삼성과 포스텍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메타렌즈를 대면적 인쇄로 만들며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보여준 것이다. 당장은 수율과 내구성 검증이 우선이다보니 스마트폰이나 글래스보다 의료와 국방쪽의 시장이 먼저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일단 현재 단계가 초기단계이다 보니 가격도 너무 비싸긴 하다. 하지만 이게 상용화되면 카툭튀 문제부터 XR기기의 두께 등 렌즈와 관련된 거의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면 된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카메라와 스마트폰, 노트북, 자동차 센서, 그리고 곧 다가올 XR 안경까지 공통적으로 빛을 굴절시키는 두꺼운 렌즈라는 한계에 막혀 있다. 아무리 해상도를 높이고 칩 성능을 끌어올려도, 결국 광학계가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그 모든 복잡한 유리 렌즈들을 머리카락보다 얇은 판 하나로 대체할 수 있다면 이것은 IT 역사를 바꾸게 될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 한줄로 설명해주자면, ‘메타렌즈는 평평한 판 위에 수십억 개의 나노 기둥을 세워 빛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다. 그냥 이정도로만 알면된다. 구글, 애플, 메타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XR 시대의 핵심 승부처로 삼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포스텍과 함께 센티미터급 무색수차 메타렌즈를 구현해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발표했다. 사실 메타렌즈라는 개념 자체는 삼성과 포스텍이 먼저 만든 것은 아니다. 이미 나와 있던 개념이지만 문제는 기술력과 수율 문제였다. 100개를 제작 시도했는데 1개만 완성되면 상업적 가치도 경쟁력도 아무것도 안 되는 상황이지 않는가. 그런데 삼성이 대단한 것은 렌즈의 고질적 문제인 색수차(렌즈를 통과하는 파장에 따라 굴절률이 달라 발생하는 광학 수차.)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대량 인쇄 공정의 제작 가능성까지 보여주었다. 앞서 말했듯 삼성의 메타렌즈 연구는 단순한 얇은 렌즈 구현을 넘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센서, XR 기기를 가볍고 선명하게 만드는 광학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반도체만이 아니라, 빛을 다루는 마지막 층위의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이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메타렌즈는 왜 필요할까?

 

현대의 카메라와 디스플레이가 겪는 가장 큰 문제는 부피와 왜곡이다. 고해상도를 구현하려면 여러 장의 유리렌즈를 겹쳐야 하는데, 이 때문에 스마트폰 카메라는 점점 두꺼워지고, XR 헤드셋은 무거워 착용이 불편하다. 특히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위에서 말한 색수차인데,

파장이 다른 빛이 렌즈를 통과할 때 각기 다른 지점에 초점을 맺어, 이미지가 번지고 흐려지는 현상이라고 한다. 필자도 광학 쪽은 배움이 짧아 이정도 밖에 설명을 못한다. 전통적으로는 이를 보정하기 위해 렌즈를 여러 장 겹쳐야 했으나, 이는 곧 부피와 무게 증가로 이어졌다. 따라서 업계는 가볍고 얇으면서도 색수차 없는 렌즈라는 모순적인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킬 새로운 해법이 필요했고, 메타렌즈가 바로 그 답으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먼 상용화

 

역시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문가들의 말처럼 상용화 및 상업화까지는 거리가 좀 있다. 삼성은 대량 생산 공정의 가능성을 논문을 통해서 보여준 것이지, 신뢰성과 수율의 허들을 넘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삼성이 실패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삼성은 여전히 현재 전 세계가 탐하는 이 기술의 선두 자리에서 질주하고 있으며, 지금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렌즈는 광학 부품 특성상 단일 결함에도 성능이 민감하게 좌우되는데, 수십억 개 나노 구조가 배열된 메타렌즈에서 불량률을 제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한다. 더구나 소비자 시장에 쓰이는 렌즈는 수년간 다양한 환경(, 습도, 충격)을 견뎌야 하는데, 아직 메타렌즈의 장기 신뢰성 데이터는 부족하다. 논문 속에서는 선명한 이미지가 나오더라도 제품화 단계에서는 이런 미세한 열화가 치명적일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간극은 생산 생태계이다. 기존 유리렌즈는 일본, 독일 기업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정밀연마, 코팅 생태계가 있다. 카메라 다루는 사람들이면 렌즈는 일본 또는 독일이라고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반면 메타렌즈는 반도체식 공정, 폴리머 인쇄, 나노패터닝이 융합된 신생 기술로 소재, 장비, 검증 프로세스가 아직 표준화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의 가치는 단순히 완벽한 결과가 아니라 가능성 자체를 열었다는 점에 있다. 실패하더라도 이런 시도가 시장과 학계에 던지는 신호는 크다. 단기적으로는 완벽히 상업화되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확보되는 나노 인쇄 공정, 고분자 광학소재, 설계 알고리즘은 한국 디스플레이, 센서 산업 전반의 자산이 될 것이다. 말 그대로 손해 볼 것 없는 실패라는 것이다. 과거 광학은 유리와 연마 기술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나노 패터닝이라는 반도체적 사고방식으로 삼성과 포스텍이 게임 체인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전환은 단순히 얇은 렌즈를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광학 주도권을 다시 쓸 기회를 의미한다. 일본과 독일이 독점하던 광학 시장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강국인 한국이 새로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건가?

 

메타렌즈는 여전히 비싸고, 대량 양산의 길은 멀게 느껴진다. 그러나 모든 기술은 결국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시장에서부터 자리잡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 얇고 정밀한 렌즈를 가장 먼저 필요로 하는 산업군은 어디일까? 내시경, 카테터 카메라, 뇌수술용 미세 카메라 등 의료 영상 장치는 크기와 무게의 제약이 극심하다. 기존 유리렌즈로는 직경 수 밀리미터 이하에서 색수차 없는 영상을 구현하기 어렵다. 메타렌즈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두께로 선명하고 왜곡 없는 이미지를 제공가능하고 의료 장비 시장은 가격에 덜 민감하다. 한 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내시경 장비에서, 메타렌즈가 몇십만 원 더 비싸다 한들 장비 전체 가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환자의 안전, 수술 성공률, 진단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면 의료진은 그 가격을 기꺼이 지불 할 것이다. 초기에는 가격보다 성능이 우선인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먼저 뿌리내릴 것이다. 의료, 국방, 우주, 산업 장비 같은 영역은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도 대체 불가한 니즈가 존재하기 때문에 비싼 값을 지불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좀 더 가격이 안정화 되고 충분한 대량 생산 공정이 정착되면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의 스마트폰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번 삼성과 포스텍의 시도는 메타렌즈가 단순히 논문용 광학 장난감이 아니라, 실제 산업 니즈와 연결될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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