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투명 망토

상상했던 많은 것들이 스크린에 펼쳐지며 우리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를 기억하는가? 필자는 눈을 즐겁게 하는 마법들보다는 다양한 마법 아이템2을 보며 더욱 흥분하곤 했다.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는 아이템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투명망토가 아닐지 싶다. 어린 시절의 마음에서든, 나이 먹은 후의 마음에서도 저런 망토 하나 있으면 정말 좋겠네.’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사실 여기엔 엔지니어적인 마인드도 들어가 있다. 다른 물리적인 법칙을 완전히 벗어나는 아이템들보다는 적어도 어느 정도 구현할 가능성이 있는 물건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실제로 현대 인류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하는 중이며, 유의미한 성과도 보여주고 있다.

 

[아이과 어른을 떠나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투명망토]

 

투명화는 아주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빛의 반사가 되지 않은 물체나 부분은 우리의 눈에 투명하게 보인다.’ 이게 끝이다. 그냥 눈을 속이고 뭐하고 이런 거창한 설명보다는 그저 우리가 보는 것은 반사된 빛이고 그것으로 인하여 사물의 형태와 색을 인지하게 된다는 상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토록 설명은 매우 간단하지만, 그것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 문제인 단계이다. 인간의 눈은 반사된 빛을 받아들이니 빛이 물체에 닿지 않고, 표면을 타고 넘어간다면 우리는 해당 물체가 아닌 그 뒤에 있는 배경을 보게 되니까, ‘빛을 반사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수트를 제작하자는 알고리즘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의 투명망토다.

 

위에서도 말했듯 엄청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되고 접근하고 있는 분야이다. 혹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는가? 어릴 적에는 스텔스 전투기라 하면 영화 어벤져스의 거대 항공모함처럼 투명 반사판을 가지고 촤라라락 하며 정말 사람 눈에 안 보이게 투명하게 변하는 기술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위의 원리와 일맥상통한다. 애초에 하늘을 빠르게 나는 전투기는 육안으로 보기가 힘들다. 그러니 사람의 눈 역할을 하는 레이더 탐지를 속이기 위해 특수 도료, 난반사를 일으키는 기체 형상 등을 이용한 것이다. 그래서 그 커다란 물체가 굉음을 내며 빠른 속도로 들어와 반응도 하기 전에 할 일을 다하고 가기 때문에 이라크에는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다.

 

가장 우리의 판타지와 가깝게 연구되고 있는 방법으로는 메타물질이라는 인공물질을 활용한 방법인데, 이것 또한 독자들도 직접 실험할 수 있는 수준이다. 화장실이나 부엌에서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물줄기에 손가락을 살짝 넣어보면, 물줄기가 손가락 둘레를 감싸고 흐른 뒤 다시 한줄기로 합쳐지는데, 여기서 빛의 굴절과 통과로 인하여 손가락 뒤를 볼 수 있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럼 이러한 현상과 같이 이것을 좀 더 세밀하게 조절하면서 빛이 우리 몸에 감싸고 흐르는 수트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된다. 이 메타물질은 상당히 유서깊은데, 1968년 러시아의 물리학자가 제시했던 이론이다. 가장 최근의 성과는 3차원 물체를 가시광선 영역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했는데, 실제로 보이던 물체가 마법처럼 사라지는 영상을 시연하였다. 하지만 현실은 80나노미터 두께의 투명망토로 세포 몇 개를 덮을 정도의 미세한 크기 수준이었기 때문에 다소 허무한 결과로 보일 수 있겠지만 걱정하지 말길, 우리 인류는 꾸준히 발전하고 막히면 다른 길을 찾는 종족이다.

 

이외에도 가시광선에서 작동하는 나노 코팅 기술처럼 초박막 메타물질 필름을 개발하여 얇은 필름 형태로 물체를 덮으면 특정 각도에서 투명하게 보이도록 설계된 것들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온 거의 모든 것들은 아쉽게도 특정조건에서는 투명화가 가능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완벽한 투명 망토를 만들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완벽한 투명망토는 너무나도 먼 거리에 있음은 분명하다.

 

투명이라는 것은 위에도 설명했지만 관찰하는 주체를 관찰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해리포터의 투명망토는 가시광선을 포착하는 사람의 눈을 속이는 아이템이고, 스텔스 전투기는 레이더 탐지를 속이는 장비이다. 그렇다면 지금 AI 시대에 사람들을 가장 많이 관찰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카메라로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을 관찰하는 AI. 위의 메타물질이 끝이라면 허무한 칼럼이 되었을 것이다. 사실 오늘 정말 소개해 주고 싶었던 것은 이것이었다. ‘인공지능 카메라를 속여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게 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물음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AI가 인간을 판단하는 기준과 알고리즘을 분석해 사람을 인식하는 패턴을 정복하여 그 반대되는 것으로 AI로부터 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온 것이다.

 

[특정 이미지가 프린팅된 스웨터를 입고 AI를 속이고 있는 모습]

그 결과는 실제로 AI를 속일 수 있는 착용 가능한 투명망토스웨터가 탄생했다. 사실 원래 목표는 페이스북 AI와 함께 일한 과학자들이 머신 러닝 시스템의 취약점을 테스트하다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현실에서라면 지나가는 사람도 저게 뭐지 싶을 정도로 우스꽝스럽고 형광 발랄한 프린트가 찍힌 옷이 AI의 시야에서 사람을 삭제시키는 엄청난 기능을 하게 된 것이다. 해당 논문을 읽어봤는데, 설명하자면 유쾌한 결과와 사진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지루한 내용의 칼럼이 될 것이 분명하기에 최대한 간단히 설명하겠다. 그냥 인간을 파악하는 AI의 알고리즘 패턴을 파악 해보고, 그 반대 패턴을 만들어서 이미지화하고 그것을 스웨터에 프린팅한 것이다.

 

[스웨터를 안입은 사람은 완벽하게 포착하지만, 스웨터를 입어도 부분적으로 포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완벽한 기술은 아니다.]

 

그 결과 해당 우스꽝스러운 스웨터를 입은 착용자가 AI에 감지되지 않고 시스템으로부터 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AI가 거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분석하며 찾아내는 현재의 AI 시대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투명망토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계속 화두로 떠오르는 AI의 사생활 침해에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되며 중요한 이슈로 올라온다. 한때는 순수한 녹화 장치에 불과했던 CCTV가 현재 AI시대를 만나 날개가 아닌 로켓을 단 것처럼 궁합이 잘 맞아 단순히 보는 눈이 아니라 판단하고 대응하는 첨단 시스템으로 진화하였다. 범죄 예방, 재난 감지, 도시 운영의 효율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진화가 새로운 갈등과 사회적 긴장을 불러오는 것은 당연했다.

 

물론 좋지 않다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화면을 일일이 보지 않아도 시스템이 스스로 이상행동을 감지하고, 얼굴이나 차량번호를 인식하며, 특정 상황에서 자동으로 경고나 알림을 보낸다.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자동으로 구급 신고를 접수하거나 통행량을 분석해서 교통 신호 체계를 조절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이 AI CCTV의 확대는 사생활 침해, 감시 사회화 그리고 불평등한 기술 배치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기술 효율 vs 인권 보호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언제나 있던 이야기였고 양립할 수 없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지만 항상 같이 붙어있는 상황이다. AI CCTV는 공공안전을 위한 기술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 기술이 누구에게 이익을 주고 누구에게 부담을 주는지는 조금 더 다듬어 볼 필요가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위의 AI의 눈을 피하는 스웨터는 이미 AI에게 학습 당해서무력화 되었다. 그러면 또 다른 패턴을 분석하고 그에 반대되는 이미지를 다시 생성하여 대비하는 끝없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 될 것이다. 이런 기술들은 범죄 같은 것을 위한 기술은 아니다. 그저 과도한 AI 감시체계에 대항하는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모두에게 발전된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회의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고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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