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최대 축제에서 사람들의 환호가 아닌 원성이 쏟아졌다.

북미의 슈퍼볼은 가장 많은 사람이 TV 앞에 모여 앉아서 보는 그들의 최고의 축제이다. 슈퍼볼 시작 전에 광고가 1초에 한화로 4억인데, 거기서 나온 광고 하나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바로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는 좋은 내용을 담은 ‘Ring()’이라는 회사의 광고였다.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주는 좋은 기능의 회사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논란이 되는지 혼란스러울 정도였다. 필자도 이게 그렇게까지 논란이 되나 싶어 사전 조사를 해봤는데, 생각보다 그 파장과 내용이 작지 않았다. 여기에는 한가지 알고 넘어가야 하는 배경지식이 있는데, 저 링이라는 회사는 아마존 소유의 도어벨 회사다. 링은 현재 미국에서는 거의 필수가 된 현관문에 장착하는 스마트 도어벨 회사로 (문 앞 움직임 감지 시 녹화 등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 전체 시장 점유율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

 

논란이 된 30초 짜리 광고 내용은 링의 새로운 기능인 서치 파티를 광고하는 내용으로 반려견 찾는 서비스인데, 이 기능은 미국 전역의 링의 도어벨을 활용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AI를 활용하여 가족들이 잃어버린 반려견을 찾는다는 것이다. 여태까지 도어벨은 설치한 주인과 그 도어벨 자체 둘만의 네트워크였는데 대놓고 그것을 확대하여 감시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광고 속 링의 앱, 강아지의 사진과 이름 특이사항을 입력하는 인터페이스를 보여준다.]

 

반려견과 주인의 재회를 반대할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링과 아마존이 이런 따뜻한 마음를 악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보안 전문가인 크리스 길리아드는 법 집행 기관 및 다른 사생활 침해 감시 회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이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통해 감시하는 것을 길 잃은 강아지를 찾는다.’는 귀여운 가면을 씌우고 있다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음모론자들은 제프 베이조스가 우리 집 현관 카메라를 이용해서 전국적인 AI 기반 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논란이 되는 광고를 보면 이 시스템이 굉장히 간단한 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링 앱에 강아지 사진 하나만 올려도 실외 카메라가 해당 강아지를 찾기 시작한다고 안내한다. 반려견를 잃어버린 사람이 반려견의 사진을 업로드하고 반려견의 이름과 간단한 설명을 입력한다. 올리고 나서 갑자기 어떤 집 앞에 카메라가 작동하고, 동시다발적으로 동네의 모든 카메라가 켜지면서 주변을 살피다가 어떤 한집 앞에서 잃어버린 반려견이 지나가다 발견! 이라는 메세지와 함께 출시 이후 매일 한 마리 이상의 강아지가 가족과 재회했다는 창립자의 말과 함께 광고가 끝난다.

 

해당 시스템을 더욱 깊게 찾아봤는데, 실상은 이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누군가 앱에서 잃어버린 강아지를 신고하면, 링은 근처에 설치된 서치 파티 기능이 활성화된 모든 실외 링 카메라의 클라우드 영상을 검색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일치하는 영상을 찾는 것이다. 검색에 성공하면 카메라 소유자에게 알림이 전송되는데, 잃어버린 강아지의 주인에게는 전송되지 않는다. 카메라 소유자는 해당 영상을 잃어버린 강아지의 주인과 공유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 때문에 아무것도 자동으로 공유되지 않으며 검색은 일시적이고 갱신하지 않으면 몇 시간 후에 만료된다고 한다.

 

[앱에 등록된 잃어버린 강아지를 순식간에 포착]

 

그럼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 AI가 주인 뒤에서 몰래 이것저것 하는 게 아니지 않는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해당 시스템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AI 기반의 얼굴 인식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방의 법 집행 기관이 추방 대상자를 찾고 시위대의 얼굴을 스캔하여 신속하게 신원을 확인하는데에 해당 기술에 눈독 들이고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전적이 있었는데, 아마존에서 링을 인수하면서 실시간 범죄 및 안전 경보 앱을 출시했다. 하지만 한 언론사에서 경찰이 소유자의 허가나 영장 없이도 링 영상에 대한 긴급 접근을 요청하고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링은 해당 기능을 종료했었다. 근데 다시 2026년 와서 잃어버린 반려견 찾기라는 따뜻한 목적으로 포장하여 해당 기능을 다른 이름으로 부활시킨 것이다. 현재 말이 많은 ICE(이민세관집행국)도 지역 경찰도 공식 계약 없이도 우회적인 접근 권한을 법적으로 제공 받을 수 있다.

 

미국 가정의 스마트 홈 시스템 중 70%는 아마존의 알렉사가 점유하고 있다. 거의 지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 알렉사가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집안의 모든 스마트 기기와 CCTV를 관리하는 것이다. 휴대폰,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등 모든 것들이 모으는 데이터들을 알렉사가 관리한다고 보면 된다. 참고로 도어벨도 알렉사의 손안에 있다. 아마존은 이미 미국인들의 생활에서 분리할 수가 없는 지경에 도달한 것이다.

 

[돌아온 강아지와 눈물의 재회를 하면서 더욱 감성적으로 변한 광고가 끝난다.]

 

아마존은 수년간 링이 얼굴 인식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AI 기반 제품인 패밀리어 페이스라는 것을 출시했다. 링 앱에서 가족과 친구를 태그하여 카메라에 아는 사람이 나타나면 알림은 받는 기능인 것이다.

 

AI 기반 얼굴 인식 기능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나라가 어딘 줄 아는가? 바로 중국이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99% 정확도로 14억 인구 중에 특정인을 3초 내에 식별 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심지어 쌍둥이 까지도 구별할 정도의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 그럼 다른 나라들은 이걸 못해서 안 했나? 아니다 자국민의 권리 보호를 위해 할 수 있으면서도 안 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걸 어디에 활용하나? 전국의 6억에서 10억 대 이상의 CCTV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형성하여 공안국의 빅데이터 센터로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정부의 강력한 통제 하에 개인의 얼굴 정보, 행동 패턴, 소비 습관까지 수집 분석해서 범죄자 탐색 및 시민 통제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숨 막히는 디스토피아가 자유의 나라인 미국에서 벌어지려는 것이다. 적어도 중국은 집안의 스마트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소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마존은 그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인들도 SNS에 이것은 개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대규모 감시에 관한 문제라면서 글을 게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링은 결국 26212일 전국적으로 거세진 반발로 인해, 고객의 정보를 법 집행 기관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플록 세이프티와의 제휴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필자는 이 사건을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아마존의 입장에서는 완전한 철수가 아닌 보류에 가깝게 마무리되었으며,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에서도 벌어질 논쟁이며 일이라고 생각한다. AI 기반 생체 인식 기능 추가는 공공 안전에 대한 우려와 개인 정보 보호 무시를 이용해 이익을 취한 회사의 인류 역사 속 새로운 사례일 뿐 마지막 사례는 아닐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링은 재차 강조했다. “우리의 사명은 간단합니다. 바로 더 안전한 동네를 만드는 것입니다. 스마트 보안 회사로서 우리는 모든 사람이 안전과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역 사회가 서로를 위해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1년 안에 범죄를 거의 없앨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부라고 해도, 미국의 현관문 도어벨의 45%를 점유한 회사라고 해도 혼자서 가지고 있기엔 너무나 위험하고 과분한 기술이 아닌가 싶다. 범죄를 근절하는 것은 당연히 훌륭하고 숭고한 목표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역사는 우리에게 대규모 감시가 가능한 도구들이 원래 목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comments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