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인터넷 검열이 시작된다.

 

71일부터, 당신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는 모든 사진을 정부가 지정한 AI가 먼저 들여다본 뒤에야 화면에 뜬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은 이미 시행 중인 제도다.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2020'N번방 방지법'으로 만들어진 조항이다. 본래 동영상에만 걸려 있던 사전 필터링 의무가 시행령 개정으로 모든 이미지까지 확대됐고, 그 시행일이 바로 202671일인 것이다.

 

명분은 정당하다. 불법촬영물, 딥페이크, 그리고 CSAM(Child Sexual Abuse Material :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사전에 걸러내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202512월 이미지 비교, 식별 국가 기술 개발을 끝냈으니, 이제 디시인사이드, 루리웹, 에펨코리아 같은 일정 규모 이상의 커뮤니티는 올라오는 사진을 전부 이 기술로 검사해야 한다. 문제는 이 좋은 명분 뒤에 숨은 디테일이 하나같이 황당하다.

 

먼저 시간이다. 정부는 202512월 간담회에서 20261231일까지 1년의 계도기간을 주겠다고 안내했다. 그런데 64일 사업자 설명회에서 말을 바꿔 "71일부터 바로 하라"고 압박했다. 장비 수급이 몇 달씩 걸린다는 운영자들의 항변에 돌아온 답은 "우리는 장비 같은 건 모르겠고, 아무튼 71일부터 시행이니 알아서 하라"였다고 한다. 참고로 사양산업인 식용 개고기 금지조차 약 3년의 유예를 받았는데, 발전 중인 IT산업에는 1, 그마저도 지키지 않은 것이다.

 

다음은 돈이다. 검열 AI 장비 최소 견적이 1,800만 원이고, 루리웹 운영자가 Dell로 뽑아 보니 그것도 스펙 미달인데 13천만 원이 나왔다. GPURAM 값이 폭등한 지금 'AI 본체는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다. 루리웹은 하루 76만 명이 방문해 페이지뷰가 약 2,000만 건인데, 이 모든 사진을 실시간으로 AI에 통과시키라는 것이다. 서버비는 전액 운영자 몫이고, 정부 지원책은 "지원하겠다"는 말뿐 구체안은 없다. 게임 공략, 피규어 리뷰, 인디 웹툰처럼 이미지를 수십 장씩 올리는 글은 검사에 걸리는 시간만큼 로딩이 느려질 수밖에 없고, 운영자가 아예 업로드 개수를 막아 버릴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고 검열을 피하자고 사진, 영상 기능을 떼어 내면 1990년대 PC통신 시절 텍스트 게시판으로 돌아가라는 소리인 것이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정작 N번방이 벌어진 무대는 텔레그램과 디스코드였다. 그런데 이들은 국내에 법인이 없다는 이유로 규제를 빠져나간다. 상식적으로 실명 인증을 거쳐야 글을 쓰는 공개 커뮤니티에 즉시 체포될 텐데 누가 성 착취물을 올리겠는가. 빈대 잡겠다고 정작 빈대 없는 옆집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무엇보다 이것은 범죄가 일어나기도 전에 모든 시민의 이미지를 정부 지정 필터에 통과시키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식 사전검열인 것이다. 무엇이 왜 삭제됐는지는 운영자도 알 수 없고, 그 판단은 방심위 내부 DB에 잠겨 감사원도 국정조사도 들여다보지 못한다. 노출이 조금 있는 코스프레 사진이나 적법하게 심의를 통과한 게임 일러스트까지 오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데도 말이다. 오죽하면 '사이버 계엄령'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범죄를 막겠다는 선의가 어느새 전 국민을 잠재적 피의자로 두는 상시 감시 체계로 둔갑한 것이다.

 

기술로 사회 문제를 풀겠다는 시도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원인이 있는 곳은 손대지 못한 채 만만한 국내 커뮤니티만 옥죄고, 비용은 사업자에게 떠넘기고, 약속한 유예마저 손바닥 뒤집듯 거두는 이 무책임을 검열이 아닌 다른 말로 부르기는 어렵다. 우리가 71일부터 잃게 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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